암 건강정보 | 지역 따라 癌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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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RM 작성일08-07-09 14:28 조회10,575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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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 일보 발췌(2006년 8월 9일)
한국인 암 지도’는 2004년 병원에 입원해 암 치료비로 연간 30만 원 이상을 쓴 환자의 수를 주민등록상 거주지를 중심으로 분류한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치를 기초로 만들어졌다.
이들 가운데 2003년 암 치료를 받은 적이 없는 사람을 ‘신규 암 환자’로 간주했다.
이 데이터는 국내 암 통계를 작성하는 국립암센터의 연구 방법대로 전국 평균 대비 지역별 인구수를 감안하는 인구보정 작업을 거쳤다.
예컨대 서울의 간암 환자는 1만2591명으로 경남(1082명)의 11배가 넘지만 이들 지역의 인구수가 달라 발생률을 직접 비교하긴 힘들다. 또 암은 연령 및 성별 발생률이 달라 환자 수만으로 지역별 특성을 비교하기 어렵다.
본보는 통계청의 인구 구성 자료(2004년)에 나타난 전국 광역 시도의 성별, 연령별 인구수를 감안해 해당 지역의 인구 구성이 전국 평균치일 때 발생하는 기대 환자 수를 구했다. 실제 발생 환자 수를 이 기대 환자 수로 나눠 얻은 백분율을 발생률로 삼았다. 이 때문에 전국 평균치는 항상 100%가 된다.
이 방식에 따르면 울산의 방광암 발생률 127.4%는 전국 평균치 100%보다 27.4%가 높다는 것을 보여 준다.
한국인 암 지도를 보면 지역별로 특정 암의 발생률이 현저하게 다르다는 것이 눈에 띈다.
지역에 따라 전국 평균치보다 많이 발생하는 암 종류가 다른 것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해외에선 지역 주민의 소득 수준, 식습관, 유전적 요인, 생활환경 등이 암 발생률의 차이를 초래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아직 이런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 않다. 본보의 암 지도가 지역별 암 발생 원인을 찾는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암 지도는 전국의 암 발생률 평균치를 100으로 잡았을 때 90 이하를 초록, 90 초과∼100 이하를 연두, 100 초과∼110 이하를 노랑, 110 초과∼120 이하를 주황, 120 초과를 빨강으로 표시했다. 초록색 계통은 평균치보다 낮은 지역이며, 노란색 및 빨간색 계통은 평균치보다 높은 지역이다.
국립암센터 암등록역학연구부 황승식 연구원은 “이번 조사는 지역과 암 발생의 상관관계를 밝힐 수 있는 실마리를 마련한 의미 있는 자료”라며 “앞으로 역학조사를 통해 암 발생의 지역별 원인을 찾아내야 암 예방을 위한 현실적 대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경기 인천 등 대도시 지역에선 유방암 대장암 전립샘(전립선)암 등 ‘서구형(선진국형) 암’의 발생률이,
영호남 및 충청 강원 지역에선 위암, 간암, 자궁경부암 등 ‘전염성(개발도상국형) 암’의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은 유방암과 췌장암 발생률이 높았으며 인천은 대장암, 강원은 자궁경부암, 대전은 위암, 충남은 폐암,
경남은 간암, 전남은 갑상샘(갑상선)암, 울산은 방광암, 제주는 전립샘암의 발생률이 높았다.
이는 본보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04년 신규 10대 암 환자 11만8000여 명의 데이터와 통계청의 지역별 인구 구성비를 바탕으로 8일 ‘한국인의 암 지도’를 그리는 과정에서 밝혀졌다. 이 같은 방식으로 암 지도가 작성된 것은 처음이다.
"[한국인 암지도]서울 인천 여성-울산 남성 췌장암 많이 걸려"
●유방암 - 서울 대전 경기 등 대도시 빈발
10만 명당 신규 환자가 18.3명(100)인 유방암은 서울(123.6)이 유일하게 빨간색이었다.
대전(112.9)은 주황색, 경기(106.7), 대구(105.9), 울산(102.6) 지역은 노란색이었다.
평균치보다 낮은 지역은 전남(53.5), 경남(78.2), 경북(79.8), 제주(79.7), 전북(81.2), 충남(84.9), 충북(89.3) 등이어서 대도시와 지방의 격차가 컸다.
유방암은 의료계에서 ‘순한 암’으로 불린다. 자가진단으로 찾아내기 쉽고, 조기 발견 시 완치율이 높기 때문이다. 국립암센터 이은숙 유방암센터장은 “2001년부터 한국 여성에게 가장 많이 생기는 암인 유방암은 지방 섭취가 많아지고 출산율과 모유 수유율이 낮아져 앞으로 더 많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하루 30분 이상씩 일주일에 서너 번 적당히 땀을 흘릴 정도로 운동하면 유방암 발생률을 낮출 수 있다고 권고하고 있다.
●자궁경부암 - 강원 제주 충남 등 지방이 높아
대표적 여성 암인 자궁경부암은 10만 명당 7.3명(100)이 걸렸다.
강원(125.8)과 제주(125.6)가 빨간색, 충남(113.4), 경기(110.9)가 주황색인 반면 광주(86.5), 대구(82.7) 등 대도시 지역은 평균치보다 발생률이 낮았다. 자궁경부암은 대표적인 바이러스성 질환으로 예방접종만으로도 거의 막을 수 있다는 것이 의학계의 설명이다.
자궁경부암의 주요 원인은 인유두종바이러스(HPV)다. 최근 임상 실험결과 거의 완벽한 예방효과를 보인 HPV의 예방 백신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얻었으며 이르면 내년 말 한국에도 소개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송용상 교수는 “성 생활을 시작하는 연령대가 낮아지면서 젊은 여성들도 자궁경부암의 위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초기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성 생활 시 비정상적인 출혈이 있다면 반드시 진단을 받아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췌장암 - 흡연자들 발생위험 최고 5배
10만 명당 전국에서 6.2명(100)이 걸리는 췌장암은 서울(120.4)이 빨간색, 울산(118.0)이 주황색이었다. 서울은 여성(125.1) 발생률이 높아 지역 발생률이 크게 높아졌다.
인천(108.6)도 지역 전체는 노란색이었지만 여성(124.3)만 놓고 보면 빨간색 구역에 들어갔다. 췌장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고 짧은 시간 안에 암이 자라며 전이가 잘돼 암 중에서도 ‘질이 나쁜’ 암에 속한다.
대표적인 3대 증상은 황달, 통증, 체중 감소. 특히 명치 부위나 등쪽 통증이 심하며 허리를 숙이거나 모로 누우면 통증이 줄어든다. 췌장 주변에 혈관이 많아 암이 조금만 커져도 수술이 힘들고, 수술로 완전히 제거되는 비율도 10% 정도로 낮다.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송시영 교수는 “췌장암은 원인이 명확하지는 않지만 흡연자가 비흡연자에 비해 발병 위험이 5배까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방광암 - 충남 인천 女 높지만 男은 낮아 방광암은 전국에서 10만 명당 6명(100)이 발생했는데 울산(127.4)과 서울(123.4)이 빨간색이었다. 울산은 발병 환자가 연간 61명에 불과했지만 지역 인구 대비 발생률을 따지니 이처럼 높아진 것.
남성은 전국 평균에 가깝거나 낮았지만 여성이 유독 주황색 구역인 지역은 충남(119.5)과 인천(114.7)이었다. 방광암은 남성이 여성보다 4배 정도 발생률이 높은 암이다. 흡연자나 장기간 머리 염색을 자주 한 사람의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기 검사법은 없지만 40, 50대는 육안으로 혈뇨(피오줌)가 보이면 검사를 받아 보는 게 좋다.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이현무 교수는 “방광암은 내시경 수술을 받아도 재발이 잘 되므로 자주 검사를 받고 금연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전립샘 암 - 제주 서울 경기 외엔 평균이하
전립샘(전립선)암의 10만 명당 전국 신규 환자 수는 5.3명이다. 남성 암인 전립샘암은 제주(157.8), 서울(153.2), 경기(131.1)가 빨간색 지역이었고 나머지는 모두 평균 이하인 초록색 또는 연두색이었다.
전립샘암은 10대 암 중에서도 순위가 낮지만 미국에서는 남성 암 발병 및 사망 순위에서 2위권인 흔한 암이다.
육류, 인스턴트 식품 등을 즐겨 먹으면 발생률이 높아진다. 서울대 병원 비뇨기과 곽철 교수는 “다른 암보다 진행 속도가 느리지만 남성 호르몬으로 성장이 촉진되기 때문에 남성 호르몬을 억제하는 콩, 된장, 두부, 청국장 등을 먹는 게 좋다”고 말했다.
▼‘남성 유방암’…60대이상 많아, 여성호르몬 증가 탓
‘한국의 6대 암인 유방암은 여성의 전유물이다.’
이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2002년 이후 매년 남성 30∼40명이 새로 유방암 진단을 받는 등 일반인의 상식과 다른 일이 벌어지고 있다.
국립암센터 이은숙 유방암센터장은 “유방암은 여성 호르몬이 많이 분비되면 걸리기 쉬운 병”이라며 “유전적 요인이 있는 남성이나 여성 호르몬 분비가 늘어나는 60대 이후 남성이 유방암에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2002∼2004 연평균 남자 유방암 환자 수는 160명 선이다.
●위암 - 울산도 남성보다 여성 다수
한국인의 대표적인 암인 위암 환자는 2004년 10만 명당 43명이 새로 발생했다. 이를 100으로 놓고 보면 대전(115.2), 경북(114.0), 충남(113.3), 울산(113.2), 충북(112.1) 지역이 평균치보다 높았다. 대전과 울산은 남성의 경우 노란색이지만 여성의 발생률이 높아 주황색으로 변했다.
세브란스병원 외과 노성훈 교수는 “짜게 먹고, 절이거나 구운 음식을 즐겨 먹는 한국인의 식습관 때문에 위암은 늘 발생률 1위”라며 “최근 참살이(웰빙) 문화가 보급되면서 신규 위암 환자의 증가 속도가 다른 암에 비해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비타민 A와 C가 풍부한 채소나 과일을 먹으면 위암 예방 효과가 있다. 위암 발생의 원인균으로 알려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의 감염을 막으려면 손발을 깨끗이 씻는 등 평소에 위생에 주의해야 한다.
●폐암 - 서울-대전 여성이 평균 이상
전국적으로 10만 명당 28.8명(100)이 걸린 폐암은 충남(111.7), 강원(110.8) 지역이 주황색이다. 충남은 남성(111.9)과 여성(111.5)은 모두 주황색에 해당하며, 강원은 여성(119.5)은 주황색인데 남성(107.2)은 노란색이다.
남성은 평균치 이하(연두 또는 초록)인데 여성의 발생률이 평균치 이상이어서 주황색인 지역은 서울(115.6)과 대전(110.1)이었다. 폐암의 발생 원인은 흡연이 80% 이상이기 때문에 이들 지역에 여성 흡연자가 많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제주(78.4)와 부산(86.2)은 전국 평균치보다 훨씬 낮은 지역이다.
삼성서울병원 호흡기내과 권오정 교수는 “20년 전 흡연율이 폐암 발생률에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다”며 “최근 몇 년간 여성 흡연자가 늘어나고 있어 앞으로 여성이 폐암에 걸릴 가능성이 점차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장암 - 제주-전남-경남 발생률 낮은편
대장암은 10만 명당 신규 환자가 28.5명(100)이었다. 주황색 지역은 인천(115.4), 대전(112.7), 서울(112.7), 충북(112.1)이다. 이 가운데 충북을 제외한 3개 지역이 남성과 여성 모두 주황색이었다. 이들 지역은 남녀 모두 대장암 발생률이 높다. 제주(80.0), 전남(81.4), 경남(84.3), 경북(87.6), 부산(89.1) 지역은 발생률이 현저히 낮았다.
대장암은 식생활과 관련이 깊다. 쇠고기 돼지고기 양고기 등 붉은색 육류를 많이 먹는 사람에게 발생할 확률이 높다. 섬유소는 발암물질을 희석하고 장에서 발암물질이 머무는 시간을 줄이기 때문에 섬유소를 많이 섭취하면 대장암 발생률이 낮아진다.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장동경 교수는 “과일, 채소, 현미밥, 잡곡밥, 고구마 등 섬유소가 풍부한 음식을 먹는 게 좋다”고 말했다.
●간암 - 강원도 여자보다 남자가 위험
간암의 10만 명당 전국 신규 환자는 25.9명(100). 경남은 지역 전체(126.8)뿐만 아니라 남성(130.1)과 여성(123.2) 모두 빨간색이었다. 주황색 구역인 강원(115.7)의 경우 여성(100.8)은 평균 수준이었지만 남성(120.1)은 빨간색에 해당할 정도로 발생률이 높았다.
남성이 주황색인 지역은 경북(115.7)과 전남(115.3)이었고, 여성이 주황색인 지역은 제주(115.4), 서울(114.9), 부산(111.2) 등이었다.
간암의 원인인 간염은 한때 술잔을 돌려도 감염되는 것으로 잘못 알려졌으나 주로 혈액을 통해 감염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한광협 교수는 “성 관계를 갖거나, 소독하지 않은 주사기를 쓰거나, 가족끼리 면도기나 칫솔 등을 함께 사용하면 간염이 전염되기 쉽다”고 말했다.
●갑상샘 암 - 진단기법 발달로 환자 급증세
갑상샘(갑상선)암은 최근 들어 급속히 환자 수가 늘어나고 있다. 10만 명당 전국 신규 환자는 19.2명(100)이었다.
전남(185.5)과 광주(183.7) 지역 발생률이 크게 높았다. 서울(123.4)도 빨간색 구역이다. 이 세 지역은 남성, 여성 모두에게 빨간불이 켜졌다.
이런 격차는 지역적 특수성에 기인한 것이라기보다는 의료시설과 진단기법의 차이라는 게 의료계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갑상샘암 발생률은 초음파 시설을 갖춘 의료 기관이 많을수록 높아진다고 말한다. 도시 지역일수록 이런 시설을 갖춘 병원이 많기 때문이다. 한때 전립샘암 환자가 급격히 늘어난 것도 진단기법 선진화와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김태용 교수는 “세계적으로 최근 몇 년간 갑상샘암 발생률이 크게 높아졌다”며 “최근 환자 수가 늘어난 건 초음파를 활용한 진단 기법이 발달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여성 유방암 환자는 미국 등지에서는 70대 이상이 많지만 한국에서는 30∼50대가 가장 많다. 전문가들은 저출산 현상이 유방암 환자 증가와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젊은 여성들이 아이를 적게 낳고 모유 수유율이 낮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의 60대 이상 여성은 아이를 여러 명 낳고 모유 수유율이 높아 상대적으로 유방암 환자가 적다.
최근 3년간 급속히 증가해 5대 암에 든 갑상샘암은 의료계에선 주요 암으로 보지 않고 있다. 보통 암 환자는 치료 시작 후 5년 이상 생존하면 완치된 것으로 간주된다. 8대 암인 췌장암은 5년 이후 생존율이 10%에 불과하다. 하지만 갑상샘암은 말기라 할지라도 10년 이후 생존율이 40%이며 초기이면 93%나 되기 때문이다.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김태용 교수는 “갑상샘암은 생존율이 높기 때문에 굳이 조기진단해서 비용이 많이 드는 치료를 해야 하느냐가 세계적인 논란거리”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10대 암에 대한 대처법은 전문가마다 각각 다르다. 하지만 담배를 끊어야 암 발생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는 데는 의견이 일치한다. 국립암센터 신해림 암역학관리 연구부장은 “담배는 폐암만이 아니라 전체 암 발생 원인의 30%를 차지한다”며 “담배를 끊는 게 건강생활의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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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암 지도’는 2004년 병원에 입원해 암 치료비로 연간 30만 원 이상을 쓴 환자의 수를 주민등록상 거주지를 중심으로 분류한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치를 기초로 만들어졌다.
이들 가운데 2003년 암 치료를 받은 적이 없는 사람을 ‘신규 암 환자’로 간주했다.
이 데이터는 국내 암 통계를 작성하는 국립암센터의 연구 방법대로 전국 평균 대비 지역별 인구수를 감안하는 인구보정 작업을 거쳤다.
예컨대 서울의 간암 환자는 1만2591명으로 경남(1082명)의 11배가 넘지만 이들 지역의 인구수가 달라 발생률을 직접 비교하긴 힘들다. 또 암은 연령 및 성별 발생률이 달라 환자 수만으로 지역별 특성을 비교하기 어렵다.
본보는 통계청의 인구 구성 자료(2004년)에 나타난 전국 광역 시도의 성별, 연령별 인구수를 감안해 해당 지역의 인구 구성이 전국 평균치일 때 발생하는 기대 환자 수를 구했다. 실제 발생 환자 수를 이 기대 환자 수로 나눠 얻은 백분율을 발생률로 삼았다. 이 때문에 전국 평균치는 항상 100%가 된다.
이 방식에 따르면 울산의 방광암 발생률 127.4%는 전국 평균치 100%보다 27.4%가 높다는 것을 보여 준다.
한국인 암 지도를 보면 지역별로 특정 암의 발생률이 현저하게 다르다는 것이 눈에 띈다.
지역에 따라 전국 평균치보다 많이 발생하는 암 종류가 다른 것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해외에선 지역 주민의 소득 수준, 식습관, 유전적 요인, 생활환경 등이 암 발생률의 차이를 초래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아직 이런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 않다. 본보의 암 지도가 지역별 암 발생 원인을 찾는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암 지도는 전국의 암 발생률 평균치를 100으로 잡았을 때 90 이하를 초록, 90 초과∼100 이하를 연두, 100 초과∼110 이하를 노랑, 110 초과∼120 이하를 주황, 120 초과를 빨강으로 표시했다. 초록색 계통은 평균치보다 낮은 지역이며, 노란색 및 빨간색 계통은 평균치보다 높은 지역이다.
국립암센터 암등록역학연구부 황승식 연구원은 “이번 조사는 지역과 암 발생의 상관관계를 밝힐 수 있는 실마리를 마련한 의미 있는 자료”라며 “앞으로 역학조사를 통해 암 발생의 지역별 원인을 찾아내야 암 예방을 위한 현실적 대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경기 인천 등 대도시 지역에선 유방암 대장암 전립샘(전립선)암 등 ‘서구형(선진국형) 암’의 발생률이,
영호남 및 충청 강원 지역에선 위암, 간암, 자궁경부암 등 ‘전염성(개발도상국형) 암’의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은 유방암과 췌장암 발생률이 높았으며 인천은 대장암, 강원은 자궁경부암, 대전은 위암, 충남은 폐암,
경남은 간암, 전남은 갑상샘(갑상선)암, 울산은 방광암, 제주는 전립샘암의 발생률이 높았다.
이는 본보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04년 신규 10대 암 환자 11만8000여 명의 데이터와 통계청의 지역별 인구 구성비를 바탕으로 8일 ‘한국인의 암 지도’를 그리는 과정에서 밝혀졌다. 이 같은 방식으로 암 지도가 작성된 것은 처음이다.
"[한국인 암지도]서울 인천 여성-울산 남성 췌장암 많이 걸려"
●유방암 - 서울 대전 경기 등 대도시 빈발
10만 명당 신규 환자가 18.3명(100)인 유방암은 서울(123.6)이 유일하게 빨간색이었다.
대전(112.9)은 주황색, 경기(106.7), 대구(105.9), 울산(102.6) 지역은 노란색이었다.
평균치보다 낮은 지역은 전남(53.5), 경남(78.2), 경북(79.8), 제주(79.7), 전북(81.2), 충남(84.9), 충북(89.3) 등이어서 대도시와 지방의 격차가 컸다.
유방암은 의료계에서 ‘순한 암’으로 불린다. 자가진단으로 찾아내기 쉽고, 조기 발견 시 완치율이 높기 때문이다. 국립암센터 이은숙 유방암센터장은 “2001년부터 한국 여성에게 가장 많이 생기는 암인 유방암은 지방 섭취가 많아지고 출산율과 모유 수유율이 낮아져 앞으로 더 많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하루 30분 이상씩 일주일에 서너 번 적당히 땀을 흘릴 정도로 운동하면 유방암 발생률을 낮출 수 있다고 권고하고 있다.
●자궁경부암 - 강원 제주 충남 등 지방이 높아
대표적 여성 암인 자궁경부암은 10만 명당 7.3명(100)이 걸렸다.
강원(125.8)과 제주(125.6)가 빨간색, 충남(113.4), 경기(110.9)가 주황색인 반면 광주(86.5), 대구(82.7) 등 대도시 지역은 평균치보다 발생률이 낮았다. 자궁경부암은 대표적인 바이러스성 질환으로 예방접종만으로도 거의 막을 수 있다는 것이 의학계의 설명이다.
자궁경부암의 주요 원인은 인유두종바이러스(HPV)다. 최근 임상 실험결과 거의 완벽한 예방효과를 보인 HPV의 예방 백신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얻었으며 이르면 내년 말 한국에도 소개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송용상 교수는 “성 생활을 시작하는 연령대가 낮아지면서 젊은 여성들도 자궁경부암의 위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초기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성 생활 시 비정상적인 출혈이 있다면 반드시 진단을 받아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췌장암 - 흡연자들 발생위험 최고 5배
10만 명당 전국에서 6.2명(100)이 걸리는 췌장암은 서울(120.4)이 빨간색, 울산(118.0)이 주황색이었다. 서울은 여성(125.1) 발생률이 높아 지역 발생률이 크게 높아졌다.
인천(108.6)도 지역 전체는 노란색이었지만 여성(124.3)만 놓고 보면 빨간색 구역에 들어갔다. 췌장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고 짧은 시간 안에 암이 자라며 전이가 잘돼 암 중에서도 ‘질이 나쁜’ 암에 속한다.
대표적인 3대 증상은 황달, 통증, 체중 감소. 특히 명치 부위나 등쪽 통증이 심하며 허리를 숙이거나 모로 누우면 통증이 줄어든다. 췌장 주변에 혈관이 많아 암이 조금만 커져도 수술이 힘들고, 수술로 완전히 제거되는 비율도 10% 정도로 낮다.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송시영 교수는 “췌장암은 원인이 명확하지는 않지만 흡연자가 비흡연자에 비해 발병 위험이 5배까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방광암 - 충남 인천 女 높지만 男은 낮아 방광암은 전국에서 10만 명당 6명(100)이 발생했는데 울산(127.4)과 서울(123.4)이 빨간색이었다. 울산은 발병 환자가 연간 61명에 불과했지만 지역 인구 대비 발생률을 따지니 이처럼 높아진 것.
남성은 전국 평균에 가깝거나 낮았지만 여성이 유독 주황색 구역인 지역은 충남(119.5)과 인천(114.7)이었다. 방광암은 남성이 여성보다 4배 정도 발생률이 높은 암이다. 흡연자나 장기간 머리 염색을 자주 한 사람의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기 검사법은 없지만 40, 50대는 육안으로 혈뇨(피오줌)가 보이면 검사를 받아 보는 게 좋다.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이현무 교수는 “방광암은 내시경 수술을 받아도 재발이 잘 되므로 자주 검사를 받고 금연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전립샘 암 - 제주 서울 경기 외엔 평균이하
전립샘(전립선)암의 10만 명당 전국 신규 환자 수는 5.3명이다. 남성 암인 전립샘암은 제주(157.8), 서울(153.2), 경기(131.1)가 빨간색 지역이었고 나머지는 모두 평균 이하인 초록색 또는 연두색이었다.
전립샘암은 10대 암 중에서도 순위가 낮지만 미국에서는 남성 암 발병 및 사망 순위에서 2위권인 흔한 암이다.
육류, 인스턴트 식품 등을 즐겨 먹으면 발생률이 높아진다. 서울대 병원 비뇨기과 곽철 교수는 “다른 암보다 진행 속도가 느리지만 남성 호르몬으로 성장이 촉진되기 때문에 남성 호르몬을 억제하는 콩, 된장, 두부, 청국장 등을 먹는 게 좋다”고 말했다.
▼‘남성 유방암’…60대이상 많아, 여성호르몬 증가 탓
‘한국의 6대 암인 유방암은 여성의 전유물이다.’
이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2002년 이후 매년 남성 30∼40명이 새로 유방암 진단을 받는 등 일반인의 상식과 다른 일이 벌어지고 있다.
국립암센터 이은숙 유방암센터장은 “유방암은 여성 호르몬이 많이 분비되면 걸리기 쉬운 병”이라며 “유전적 요인이 있는 남성이나 여성 호르몬 분비가 늘어나는 60대 이후 남성이 유방암에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2002∼2004 연평균 남자 유방암 환자 수는 160명 선이다.
●위암 - 울산도 남성보다 여성 다수
한국인의 대표적인 암인 위암 환자는 2004년 10만 명당 43명이 새로 발생했다. 이를 100으로 놓고 보면 대전(115.2), 경북(114.0), 충남(113.3), 울산(113.2), 충북(112.1) 지역이 평균치보다 높았다. 대전과 울산은 남성의 경우 노란색이지만 여성의 발생률이 높아 주황색으로 변했다.
세브란스병원 외과 노성훈 교수는 “짜게 먹고, 절이거나 구운 음식을 즐겨 먹는 한국인의 식습관 때문에 위암은 늘 발생률 1위”라며 “최근 참살이(웰빙) 문화가 보급되면서 신규 위암 환자의 증가 속도가 다른 암에 비해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비타민 A와 C가 풍부한 채소나 과일을 먹으면 위암 예방 효과가 있다. 위암 발생의 원인균으로 알려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의 감염을 막으려면 손발을 깨끗이 씻는 등 평소에 위생에 주의해야 한다.
●폐암 - 서울-대전 여성이 평균 이상
전국적으로 10만 명당 28.8명(100)이 걸린 폐암은 충남(111.7), 강원(110.8) 지역이 주황색이다. 충남은 남성(111.9)과 여성(111.5)은 모두 주황색에 해당하며, 강원은 여성(119.5)은 주황색인데 남성(107.2)은 노란색이다.
남성은 평균치 이하(연두 또는 초록)인데 여성의 발생률이 평균치 이상이어서 주황색인 지역은 서울(115.6)과 대전(110.1)이었다. 폐암의 발생 원인은 흡연이 80% 이상이기 때문에 이들 지역에 여성 흡연자가 많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제주(78.4)와 부산(86.2)은 전국 평균치보다 훨씬 낮은 지역이다.
삼성서울병원 호흡기내과 권오정 교수는 “20년 전 흡연율이 폐암 발생률에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다”며 “최근 몇 년간 여성 흡연자가 늘어나고 있어 앞으로 여성이 폐암에 걸릴 가능성이 점차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장암 - 제주-전남-경남 발생률 낮은편
대장암은 10만 명당 신규 환자가 28.5명(100)이었다. 주황색 지역은 인천(115.4), 대전(112.7), 서울(112.7), 충북(112.1)이다. 이 가운데 충북을 제외한 3개 지역이 남성과 여성 모두 주황색이었다. 이들 지역은 남녀 모두 대장암 발생률이 높다. 제주(80.0), 전남(81.4), 경남(84.3), 경북(87.6), 부산(89.1) 지역은 발생률이 현저히 낮았다.
대장암은 식생활과 관련이 깊다. 쇠고기 돼지고기 양고기 등 붉은색 육류를 많이 먹는 사람에게 발생할 확률이 높다. 섬유소는 발암물질을 희석하고 장에서 발암물질이 머무는 시간을 줄이기 때문에 섬유소를 많이 섭취하면 대장암 발생률이 낮아진다.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장동경 교수는 “과일, 채소, 현미밥, 잡곡밥, 고구마 등 섬유소가 풍부한 음식을 먹는 게 좋다”고 말했다.
●간암 - 강원도 여자보다 남자가 위험
간암의 10만 명당 전국 신규 환자는 25.9명(100). 경남은 지역 전체(126.8)뿐만 아니라 남성(130.1)과 여성(123.2) 모두 빨간색이었다. 주황색 구역인 강원(115.7)의 경우 여성(100.8)은 평균 수준이었지만 남성(120.1)은 빨간색에 해당할 정도로 발생률이 높았다.
남성이 주황색인 지역은 경북(115.7)과 전남(115.3)이었고, 여성이 주황색인 지역은 제주(115.4), 서울(114.9), 부산(111.2) 등이었다.
간암의 원인인 간염은 한때 술잔을 돌려도 감염되는 것으로 잘못 알려졌으나 주로 혈액을 통해 감염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한광협 교수는 “성 관계를 갖거나, 소독하지 않은 주사기를 쓰거나, 가족끼리 면도기나 칫솔 등을 함께 사용하면 간염이 전염되기 쉽다”고 말했다.
●갑상샘 암 - 진단기법 발달로 환자 급증세
갑상샘(갑상선)암은 최근 들어 급속히 환자 수가 늘어나고 있다. 10만 명당 전국 신규 환자는 19.2명(100)이었다.
전남(185.5)과 광주(183.7) 지역 발생률이 크게 높았다. 서울(123.4)도 빨간색 구역이다. 이 세 지역은 남성, 여성 모두에게 빨간불이 켜졌다.
이런 격차는 지역적 특수성에 기인한 것이라기보다는 의료시설과 진단기법의 차이라는 게 의료계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갑상샘암 발생률은 초음파 시설을 갖춘 의료 기관이 많을수록 높아진다고 말한다. 도시 지역일수록 이런 시설을 갖춘 병원이 많기 때문이다. 한때 전립샘암 환자가 급격히 늘어난 것도 진단기법 선진화와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김태용 교수는 “세계적으로 최근 몇 년간 갑상샘암 발생률이 크게 높아졌다”며 “최근 환자 수가 늘어난 건 초음파를 활용한 진단 기법이 발달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여성 유방암 환자는 미국 등지에서는 70대 이상이 많지만 한국에서는 30∼50대가 가장 많다. 전문가들은 저출산 현상이 유방암 환자 증가와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젊은 여성들이 아이를 적게 낳고 모유 수유율이 낮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의 60대 이상 여성은 아이를 여러 명 낳고 모유 수유율이 높아 상대적으로 유방암 환자가 적다.
최근 3년간 급속히 증가해 5대 암에 든 갑상샘암은 의료계에선 주요 암으로 보지 않고 있다. 보통 암 환자는 치료 시작 후 5년 이상 생존하면 완치된 것으로 간주된다. 8대 암인 췌장암은 5년 이후 생존율이 10%에 불과하다. 하지만 갑상샘암은 말기라 할지라도 10년 이후 생존율이 40%이며 초기이면 93%나 되기 때문이다.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김태용 교수는 “갑상샘암은 생존율이 높기 때문에 굳이 조기진단해서 비용이 많이 드는 치료를 해야 하느냐가 세계적인 논란거리”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10대 암에 대한 대처법은 전문가마다 각각 다르다. 하지만 담배를 끊어야 암 발생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는 데는 의견이 일치한다. 국립암센터 신해림 암역학관리 연구부장은 “담배는 폐암만이 아니라 전체 암 발생 원인의 30%를 차지한다”며 “담배를 끊는 게 건강생활의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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